귀족호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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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원 작성일16-01-13 12:56 조회25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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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호도는...
김재원
영락없는
어머니 당신이다
귀밑머리 길게 땋아
뒷목에서 틀어올려
비녀를 꽂아 만든 둥근 쪽머리로 앉은
이마에서 정수리까지 이어진
가르마도 또렷한
동백 기름칠로 반질반질한 윤기 도는
생각만 해도
눈시울이 메어와 가슴이 막히는
당신의 손등이다
꽃잎처럼 곱기만 하고
새순처럼 여리기만 하던
하지만
자식 키우시느라
시부모 지아비 그늘에서
일 년 열두 달 삼백 예순 닷샛날 내내
집안 일 도맡느라
나무 등걸처럼 부르터지고 갈라지고
검버섯이 무늬처럼 돋아나던 두 손
앙상한 뼈마디만 돋으라졌던 그 손등
아, 귀족호도는
내 어머니의 현신이리니
어제도 오늘도 진종일
아니 내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자나깨나 내 곁에서
널,
내 손안에서
떠나보내지 못하는 이유이다